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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무엇도 섞이지 않은 순수한 정신적 경지. 이루기 힘든 경지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경외합니다. 이번에 다룰 시 고고에서는 이러한 순수한 정신적 경지에 대한 지향을 '북한산'을 통해 드러내고 있는데요. 시인이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 생각하며 시를 감상하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북한산(北漢山)이

다시 그 높이를 회복하려면

다음 겨울까지는 기다려야만 한다.

 

밤사이 눈이 내린,

그것도 백운대(白雲臺)나 인수봉(仁壽峰) 같은

높은 봉우리만이 옅은 화장을 하듯

가볍게 눈을 쓰고

 

왼 산은 차가운 수묵으로 젖어 있는,

어느 겨울날 이른 아침까지는 기다려야만 한다.

 

신록이나 단풍,

골짜기를 피어오르는 안개로는,

눈이라도 왼 산을 뒤덮는 적설(積雪)로는 드러나지 않는,

 

심지어는 장밋빛 햇살이 와 닿기만 해도 변질하는,

그 고고(孤高)한 높이를 회복하려면

 

백운대와 인수봉만이 가볍게 눈을 쓰는

어느 겨울날 이른 아침까지는

기다려야만 한다.

 

- 김종길, 「 고고(孤高) 」


시의 처음에서부터 화자의 바램이 드러납니다. 화자는 북한산이 다시 그 높이를 회복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죠. 여기서 그 높이란 화자가 소명하는 높은 정신적 경지로 북한산을 통해 시각화, 형상화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후 2~3연에서는 고고한 높이의 구체적인 모습이 형상화 되는데요. 옅은 화장을 하듯, 수묵으로 젖어있는 등으로 시각화하여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4~6연에서는 그 높이가 얼마나 다다르기 힘들고 지키기 어려운 것인지를 신록, 단풍, 안개, 적설 등을 통해 드러내며 그 것을 기다리는 자세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북한산 산봉우리가 눈에 살짝 뒤덮인 겨울날 이른 아침의 고고함을 회복하기를 기다리는 모습을 통해 화자가 지향하는 드높은 정신적 경지에 대한 기다림의 자세를 형상화한 작품이 바로 이 작품 '고고(孤高)'입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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