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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연1'은 어릴 적 연을 날리던 기억을 말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연을 날리는 기억을 하면 즐거운 기억일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시에서 화자는 그렇지 않는데요. 시에서 쓰인 부사들의 의미를 생각하며 시를 읽고 화자의 어린시절은 어땟을지 생각해보도록 합시다.


내 어린 날!

아슬한 하늘에 뜬 연같이

바람에 깜박이는 연실같이

내 어린 날! 아슴풀하다*

 

하늘은 파랗고 끝없고

편편한 연실은 조매롭고*

오! 흰 연 그새에 높이

아실아실* 떠 놀다 내 어린 날!

 

바람 일어 끊어지던 날

엄마 아빠 부르고 울다

희끗희끗한 실낱이 서러워

아침저녁 나무 밑에 울다

 

오! 내 어린 날 하얀 옷 입고

외로이 자랐다 하얀 넋 담고

조마조마 길가에 붉은 발자국

자욱마다 눈물이 고이었었다

 

-김영랑, 「연1」

 

*아슴풀하다:‘아슴푸레하다’의 방언. 빛이 약하거나 멀어서 조금 어둑하고 희미하다.

*조매롭고:’조마롭다’의 방언. 보기에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하다.

*아실아실:‘아슬아슬’의 방언


이 시에서 쓰이는 아슴풀하다, 조매롭고, 아실아실, 조마조마는 모두 밝고 긍정적인 의미보다는 어둡고 창백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을 기억하는 시에서 이런 표현들을 썼다는 것은 화자의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이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시에서도 나오듯이 화자의 어린시절은 자욱마다 눈물이 고인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되었을 까요. 이는 2연과 3연에서 나와있습니다.

 

어린 날 연을 띄우지면 연실은 보기에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한 상태이며 연은 높이 떠 있지만 아슬아슬하게 떠있습니다. 이런 연은 3연에 와서 바람이 일어 연실이 끊어져 버리게 되어 화자의 슬픔을 유발합니다.

 

이때 바람 일어 끊어지던 날을

표면 그대로 연이 끊어지던 날로 해석하면 연이 끊어져서 엄마 아빠에게 연을 찾아달라고 부르며 우는 것으로,

부모님이 돌아가신 것으로 해석하면 돌아가신 부모님을 부르며 우는 것(4연의 하얀 옷 입고 외로이 자란 어린 날의 기억으로 볼 때 이 쪽이 조금 더 타당한 것 같습니다)으로 해석 가능합니다.

 

이렇게 어린 화자는 슬픔을 느끼게 되며 조마조마 길가에 붉은 발자욱자욱마다 눈물이 고이게 되는 것으로 시가 마무리됩니다.

 

이렇게 이 시는 '외롭고 슬펐던 어린시절'을 연을 날리던 기억과 연관하여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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