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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밸런스 게임이 유행이죠? 이번에는 시 해석을 하기 전에 밸런스 게임을 한번 해보도록 합시다.

 

내가 지금까지 잘 살아온 공간이지만 너무 큰 상처를 받아 너무나도 아픈 공간

VS

너무나 척박한 환경에 나 혼자남겨져 내 상처를 아는 사람이 없는 공간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요? 이번에 다룰 시 '산'에서 화자는 위의 게임과 같은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화자는 지금 '현실적 삶의 공간'과 '산수갑산'의 중간지점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화자가 이 중간 지점에서 산수갑산에 갔려다 돌아갔다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화자의 이러한 행동의 이유를 생각하며 시를 읽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산새도 오리나무

위에서 운다.

산새는 왜 우노, 시메 산골

영(嶺) 넘어갈라고 그래서 울지

 

눈은 나리네, 와서 덮이네.

오늘도 하룻길

칠팔십 리

돌아서서 육십 리는 가기도 했소.

 

불귀(不歸), 불귀, 다시 불귀,

삼수갑산에 다시 불귀.

사나이 속이라 잊으련만,

십오 년 정분을 못 잊겠네.

 

산에는 오는 눈, 들에는 녹는 눈.

산새도 오리나무

위에서 운다.

삼수갑산 가는 길은 고개의 길.

 

-김소월, 「산」


화자의 뒤에는 들이 있고 들 저쪽에는 떠나온 삶의 자리가 있습니다. 화자의 앞에는 고갯길이 놓여져 있고 그 고개 너머에는 산수갑산이 있습니다. 화자는 그 지점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것이죠. 마음은 미련으로 자꾸만 뒤로 향하고, 가고자 하는 목적지(삼수갑산) 앞에는 고난의 고갯길이 가로놓여 있습니다. 삼수갑산은 사람의 터전이 아니라 적막한 자연인데, 이는 의지로 향하는 길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가야 하는 지향점으로 화자는 떠나온 삶의 자리에서 사랑을 잃고 너무나 큰 상처를 받았기에 삼수갑산에 들어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삼수갑산은 사람이 터전이 아닌 적막한 자연이여서 힘들고 거기에 떠나온 삶의 자리에 대한 그리움까지 겹쳐 삼수갑산을 나와 그 터전으로 돌아갑니다. 그러나 그 터전에 돌아가면 상처로 힘들 것을 알기에 다시 돌아가지 못하도 돌아서서 삼수갑산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삼수갑산 역시 힘들기에 머뭇거리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화자는 삼수갑산으로 향하다가 되돌아가기를 반복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이 시는 '임을 만나지 못하는 정한과 비애'를 노래하고 있는데요.

 

이를 1연의 '산새'를 통한 감정이입. 청각적 이미지를 활용한 분위기 형성. 4연에서 1연의 내용을 반복 변주하는 등의 표현법을 통해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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