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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의 제목은 '너와집 한 채'입니다. '너와집'은 지붕을 붉은 소나무 조각으로 덮은 집을 말하는데 주로 강원도나 함경도 같은 산지에서 많이 지어집니다. 이러한 너와집에 대해서 화자가 이야기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하며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길이 있다면, 어디 두천쯤에나 가서

강원남도 울진군 북면의

버려진 너와집이나 얻어 들겠네, 거기서

한 마장 다시 화전에 그슬린 말재를 넘어

논 아래 골짜기에 들었다가 길을 잃겠네

저 비탈바다 온통 단풍 불붙을 때

너와집 썩은 나무껍질에도 배어든 연기가 매워서

집이 없는 사람 거기서도 눈물 잣겠네

 

쪽문을 열면 더욱 쓸쓸해진 개옻 그늘과

문득 죽음과, 들풀처럼 버팅길 남은 가을과

길이 있다면, 시간 비껴

길 찾아가는 사람들 아무도 기억 못 하는 두천

그런 산길에 접어들어

함께 불붙는 몸으로 저 골짜기 가득

구름 연기 첩첩 채워 놓고서

 

사무친 세간의 슬픔, 저버리지 못한

세월마저 허물어 버린 뒤

주저앉을 듯 겨우겨우 서 있는 저기 너와집,

토방 밖에는 황토흙빛 강아지 한 마리 키우겠네

부뚜막에 쪼그려 수제비 뜨는 나어린 처녀의

외간 남자가 되어

아주 잊었던 연모 머리 위의 별처럼 띄워 놓고

 

그 물색으로 마음은 비포장도로처럼 덜컹거리겠네

강원남도 울진군 북면

매봉산 넘어 원당 지나서 두천

따라오는 등 뒤의 오솔길도 아주 지우겠네

마침내 돌아서지 않겠네

 

-김명인, 「너와집 한 채」


 

시를 읽으면 화자는 너와집으로 가고자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시에서 화자가 어디론가 가려고 하는 것은 현실이 부정적 상황이고 이 현실을 피하고자 하는 마음으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즉, 화자는 부정적인 현실을 피해서 너와집으로 가려고 하는 것이죠.

 

이러한 마음을 강원남도 울진군 북면이라는 구체적인 지명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울진은 시인의 고향으로 현재는 경상도이지만 시속에서 말하는 울진은 어릴적 기억과 연관지은 현실과 다른 곳이기에 그곳을 강원남도에 속한 곳으로 말하며 산마을에 들어가 스스로 길을 잃어 현실로 돌아오는 길을 끊어버리겠다고 화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현실에서 화자는 안식처를 찾지 못하고 힘들었기에 이러한 현실에서 벗어나 산마을의 너와집에서 고립된 삶을 살고 싶어하는 것이죠. 그리고 고립된 순수의 삶에서 침잠하는 삶을 살고 싶어 하는 의지를 강조하며 시는 마무리 됩니다.

 

이렇게 이 시는 '은둔과 격리의 삶에 대한 소망'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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