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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에 살다보면 자연의 소리를 듣고 싶어하면서도 수많은 문명의 소리 떄문에 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에 다룰 시 '풀벌레들의 작은 귀를 생각함'에서는 텔레비전으로 대표되는 문명을 끄고 풀벌레로 대표되는 자연에 소리를 듣는 행위를 통해 자연과의 공생에 대한 소망을 드러냅니다. 문명과 자연을 나타내는 시어들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며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텔레비전을 끄자

풀벌레 소리 / 어둠과 함께 방 안 가득 들어온다

어둠 속에서 들으니 벌레 소리들 환하다

별빛이 묻어 더 낭랑하다

귀뚜라미나 여치 같은 큰 울음 사이에는

너무 작아 들리지 않는 소리도 있다

그 풀벌레들의 작은 귀를 생각한다

내 귀에는 들리지 않는 소리들이 드나드는

까맣고 좁은 통로들을 생각한다

그 통로의 끝에 두근거리며 매달린

여린 마음들을 생각한다

발뒤꿈치처럼 두꺼운 내 귀에 부딪쳤다가

되돌아간 소리들을 생각한다

브라운관이 뿜어낸 현란한 빛이

내 눈과 귀를 두껍게 채우는 동안

그 울음소리들은 수없이 나에게 왔다가

너무 단단한 벽에 놀라 되돌아갔을 것이다

하루살이들처럼 전등에 부딪쳤다가

바닥에 새카맣게 떨어졌을 것이다

크게 밤공기 들이쉬니 / 허파 속으로 그 소리들이 들어온다

허파도 별빛이 묻어 조금은 환해진다.

 

-김기택, 「풀벌레들의 작은 귀를 생각함」


시는 문명을 테표하는 텔리비전을 끄자는 말로 시작됩니다. 텔레비전을 끄면 텔리비전의 빛과 소리가 없어지고 어둠과 함께 풀벌레 소리가 들려옵니다. 순수한 밤의 어둠은 풀벌레 소리를 더 잘들려주게 하며 시인은 이로 인해 평소 큰 소리에 의해 듣지 못했던 작은 소리들에 대해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귀에 들이지 않은 소리들이 드나드는 까맗고 좁은 통로, 그 통로의 끝에 매달린 여린마음, 귀에 부딪쳤다가 되돌아간 소시를 생각하며 화자 자신과 소통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면 자신을 반성합니다. 이제 화자는 크게 밤공기를 들이쉽니다. 밤공기는 별빛과 풀벌레 소리를 포용하고 있는 요소로 이를 들이쉼으로써 화자는 자연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리고 자연을 받아들인 화자의 허파는 별빛이 묻어 환해집니다.

 

이렇게 해서 이 시는 '문명에 대한 비판 및 자연과의 공생에 대한 소망'을 표현합니다. 이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텔레비전'과 '풀벌레 소리'로 대표되는 문명과 자연을 대조하여 상징적으로 나타내며, 풀벌레를 의인화해 자연친화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표현법과 내용을 다시 한 번 학습하며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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