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이번 시간에 다룰 시의 제목은 '홀린 사람'입니다. 이 시에선 제목 그대로 무언가에 홀린 듯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홀리다'는 '무엇의 유혹에 빠져 정신을 차리지 못하다'로 '홀린 사람'은 어떤 유혹에 빠져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사람들로 볼 수 있습니다. 시를 감상하며 사람들을 홀리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회자가 외쳤다

여기 일생 동안 이웃을 위해 산 분이 계시다

이웃의 슬픔은 이분의 슬픔이었고

이분의 슬픔은 이글거리는 빛이었다

사회자는 하늘을 걸고 맹세했다

이분은 자신을 위해 푸성귀 하나 심지 않았다

눈물 한 방울도 자신을 위해 흘리지 않았다

사회자는 흐느꼈다

보라, 이분은 당신들을 위해 청춘을 버렸다

당신들을 위해 죽을 수도 있다

그분은 일어서서 흐느끼는 사회자를 제지했다

군중들은 일제히 그분에게 박수를 쳤다

사내들은 울먹였고 감동한 여인들은 실신했다

그때 누군가 그분에게 물었다, 당신은 신인가

그분은 목소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당신은 유령인가, 목소리가 물었다

저 미치광이를 끌어내, 사회자가 소리쳤다

사내들은 달려갔고 분노한 여인들은 날뛰었다

그분은 성난 사회자를 제지했다

군중들은 일제히 그분에게 박수를 쳤다

사내들은 울먹였고 감동한 여인들은 실신했다

그분의 답변은 군중들의 아우성 때문에 들리지 않았다

 

-기형도, 「홀린 사람」


이 시는 권력자인 '그분'이 선동가인 '사회자'를 통해 우매한 대중들을 어떻게 기만하고 조종하는 가를 우화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는 사회자의 외침으로 시작됩니다. 사회자는 여러가지 극적인 수식과 어휘를 통해 그분의 희생적인 삶을 찬양합니다. 신에 버금갈정도의 금욕적이고 희생적인 모습 그리고 그런 모습을 찬양하는 사회자의 모습, 그리고 그렇게 흐느끼는 사회자를 제지하는 그분의 모습은 지극히 뭔가 이상하지만 사람들은 아무런 생각없이 몰입해 일제히 박수치며 받아들입니다.(심지어 광신도같은 모습도 보입니다) 이때 누군가가 그분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신인가?" 앞에서 말한 사회자의 찬양이 너무나 과하기에 지극히 정상적으로 물을 수 있는 말이지만 사회자는 미치광이라고하며 그 목소를 낸 사람을 쫓아내려하고 군중들을 달려듭니다. 그러자 그분이 사회자를 제지하고 그러한 관대한 모습에 또다시 대중들은 비판없이 그분에게 빠져듭니다. 그분의 답변은 군중들의 목소리 때문에 들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군중들은 그분의 목소리에 환호합니다.(이는 어떠한 생각도 없이 따르고 있는 우매한 군중들의 모습에 대한 비판이자 당시 그런 사회를 만든 권력자에 대한 비판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장면 제시로 시인은 '대중을 기만하는 권력자와 우대한 대중에 대한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효과적으로 제시하기 위해

1. 우화적 기법을 통해 대상을 풍자했습니다. 직접적으로 비판하기 보다는 장면 제시로 우화적으로 표현하고 이를 통해 대상을 풍자하고 있습니다.

2. 시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현실 속 비판대상을 상징하는 기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3. 그리고 이러한 상징 속에서 상세한 묘사를 통해 장면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320x10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