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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초'란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 민족은 오랜 시간 고난의 역사, 부정적 현실을 겪으면서도 좌절하지 않고 꿋꿋하게 삶을 이어갔습니다. 이번에 다룰 시 '절망을 위하여'는 이런 우리 민족의 모습을 형상화한 작품입니다. 절망과 희망을 상징하는 시어가 무엇인지 생각하며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바람은 자도 마음은 자지 않는다

철들어 사랑이며 추억이 무엇인지 알기 전에

싸움은 동산 위의 뜨거운 해처럼 우리들의 속살을 태우고

마음의 배고픔이 출렁이는 강기슭에 앉아

종이배를 띄우며 우리들은 절망의 노래를 불렀다

정이 들어 이제는 한 발자국도 떠날 수 없는 이 땅에서

우리들은 우리들의 머리 위를 짓밟고 간

많고 많은 이방의 발자국 소리를 들었다.

아무도 이웃에게 눈인사를 하지 않았고

누구도 이웃을 위하여 마음을 불태우지 않았다

어둠이 내린 거리에서 두려움에 떠는

눈짓으로 술집을 떠나는 사내들과

두부 몇 모를 사고 몇 번씩 뒤돌아보며

골목을 들어서는 계집들의 모습이

이제는 우리들의 낯선 슬픔이 되지 않았다

사랑은 가고 누구도 거슬러 오르지 않는

절망의 강기슭에 배를 띄우며

우리들은 이 땅의 어둠 위에 닻을 내린

많고 많은 풀포기와 이슬이고자 했다

 

-곽재구, 「절망을 위하여」


시는 '바람은 자도 마음은 자지 않는다'라는 의미심장한 문구로 시작합니다.

여기서 '마음'은 '희망을 잃지 않는 마음'으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화자의 마음을 보여줍니다. 이후 화자가 처한 상황이 드러나는데요. 화자가 속한 공동체(우리)는 싸움으로 인해 속살이 탈정도로 상처를 입어 사랑과 추억이 결핍된 상태(마음의 배고픔)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화자는 강기슭에 앉아 종이배를 띄우며 희망을 생각합니다. 그래도 현실은 절망의 노래를 부를 수 밖에 없지만 화자는 희망을 띄워보냅니다.

 

이후 억압, 수탈로 인해 고통받은 지난 날의 모습이 구체적으로 묘사됩니다. 이방의 발자국 소리에 짓밟히며 아무도 이웃에게 눈인사를 하지 않고 마음을 불태우지 않으며 두려움과 공포, 불안에 떠는 모습이 일상화되어 익숙해진 모습이 제시됩니다.

 

이렇게 절망적인 현실이지만 화자는 배를 띄우며 희망을 잃지 않습니다.(여기서 절망의 강기슭은 말 그대로 절망적인 현실이지만 시적 화자가 희망을 띄우는 공간이기에 의지를 가져보려는 공간입니다) 그리고 이땅의 풀포기와 이슬이고자 하며 희망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배, 풀포기, 이슬과같은 상징물을 통한 형상화를 통해 이 시에서는 '부정적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되살리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시구의 의미를 파악하며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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