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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다보면 부조리한 현실에 부딛히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이럴 때는 부조리한 현실에서 벗어나기를 소망하죠. 하지만 그게 안될 때 사람은 현실에 대해 체념하게 됩니다.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를 극장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앉는 모습을 통해 풍자하는 시가 바로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입니다. 지금부터 내용을 한번 살펴보죠.

자는 지금 영화관에 있습니다. 지금에야 그렇지 않지만 예전 군사독재(군인들에 의해 무력으로 독제가 일삼아지던 70~80년대) 시대에는 영화상영 전에 애국가를 틀어주었습니다. 앉아서 들을 수 없고 당연히 서서 들어야지요.(애국가에 대한 리스펙을 강요하는 사회적 분위기입니다.) 화자는 경청한다고 했지만 실은 딴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애국가가 틀어지는 동안 화면 속에 나오는 새떼들을 보며 자기들끼리 끼룩거리며 낄낄대며 일렬 이열 삼렬 횡대로 마치 군인같은 태도로 군사정권을 풍자하며 이 세상(자유가 없는 부정적 현실)을 떼어내고 이 세상 밖으로 간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죠. 화자의 생각은 바램으로 이어집니다. 우리도 역시 새들처럼 이 세상을 떼어내고 자유가 있는 세상 밖 어딘가로 날아가려고 하죠. 그러나 애국가가 끝나고 화자는 생각을 멈추고 현실로 돌아올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이 이루어질 수 없음을 알고 주저 앉습니다. 현실에 체념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시의 내용을 강조하기 위해 시인은

1. 반어법을 사용했습니다.

반어법이란 '실제로 표현하려는 바를 반대로 표현'하는 방법인데요. 실제로 딴 생각을 하며 듣고 있는 애국가를 경청한다고 표현한 것, 부정적 현실을 삼천리 화려 강산이라고 표현한 것이 효과적인 풍자를 위해 반어를 사용한 부분임을 알 수 있습니다.

2. 대상을 의인화하여 감정이입했습니다.

감정이입이란 다른 대상에 화자가 느끼는 감정을 이입시키는 것을 말하는 데요. 실제로 새는 낄낄댈 수도 없고 현실을 비웃을 수도 없습니다. 시인은 새를 마치 인간처럼 표현하여 자신이 느끼는 현실에 대한 감정을 이입함으로써 효과적으로 현실을 풍자하고 있습니다.

3. 유사한 시구의 반복으로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반복은 의미강조와 운율형성의 기능이 있기에 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요. 이 시에서도 '끼룩거린다, 낄낄댄다', '앉는다, 주저앉는다' 등의 반복을 통해 시인이 나타내고자 하는 의미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럼 전문을 읽고 이후 아래의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일제히 일어나 애국가를 경청한다

삼천리 화려 강산의

을숙도에서 일정한 군(群)을 이루며

갈대 숲을 이륙하는 흰 새떼들이

자기들끼리 끼룩거리면서

자기들끼리 낄낄대면서

일렬 이열 삼렬 횡대로 자기들의 세상을

이 세상에서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간다

우리도 우리들끼리

낄낄대면서

깔쭉대면서

우리의 대열을 이루며

한 세상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갔으면

하는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로

각각 자기 자리에 앉는다

주저앉는다.

- 황지우,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읽었다면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하도록 해봅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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