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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山上)의 노래는 광복 후 민족의 미래를 고고한 태도로 모색하는 지사적인 풍모를 형상화 하고 있는 시입니다. 쉽게 말하면 일제 강점기를 견디고 나서 광복을 맞이하고도 민족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는 자신의 모습을 구체적인 사물을 통해 드러낸 시라고 할 수 있지요.

실제로 일제강점기가 끝났어도 광복을 우리 힘으로 이룬 것이 아니기 때문에 외부세력의 간섭이 있을 수 밖에 없었고 이에 대해 경계심을 가지며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성찰은 많은 선지자들에게 있던 생각인데요. 시인도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이를 시를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절제된 어조를 바탕으로 다양한 감각을 활용하여 나타내고 있죠.

시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과거에 높은 산마루에서 이 부정적 상황(일제강점기)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광복)을 찾으며 울어왔다. 이제 아침이 와서 부정적 상황으로 인해 피폐해진 현실이 나아지는 소리가 마치 은은히 울려오는 종소리처럼 들린다. 이렇게 상황이 좋아지니 눈을 감아도 하늘은 꽃답기만 하다. 과거에서 떨던 샛별은 내 영혼의 촛불 속으로 숨게하여 따뜻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 것 같다. 이마 위로 떠오르는 햇살역시 좋고, 입술에도 피가 돌아 옛 피리 가락을 불 수 있게 되었구나. 즐거운 세상이다 새들아 즐거이 노래를 부르자. 그러나 사슴과 토끼야 이 좋은 것들은 가지고 싸우지 말고 서로 양보하며 나누거라(남과 북이 각각 미국과 소련에 의해 통치되며 분열할 것에 대한 염려). 이제 이 햇살 가득한 산마루에서 맑은 바람에 옷자락을 날리며 나는 이제 미래를 위한 준비를 위해(민족이 하나되는 현실) 노래를 해야겠다.(미래에 대한 준비)

이러한 내용을 잘 전달하기 위해 시인은

1. 다양한 감각적 이미지를 사용했습니다. 이 시에서는 시각, 청각, 공감각 등 다양한 감각적 이미지가 쓰였는데요 이처럼 감각적 이지를 사용하면 시인이 나타내고자 하는 정서를 보다 구체적으로 나타낼 수 있다는 효과가 있습니다.

2. 담담하지만 명령형 어조를 사용하여 대상에게 행동을 유도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시인이 바라는 소망을 명령형 어조로 전달함으로써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죠.

3. 수미상관의 기법을 사용했습니다. 1연의 내용을 반복변주함으로써 달라진 상황에 대한 시인의 의지를 강조하면서도 운율을 형성하고 형태적인 안정감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럼 전문을 읽고 전문해설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높으디높은 산마루

낡은 고목(古木)에 못 박힌 듯 기대어

내 홀로 긴 밤을

무엇을 간구하며 울어 왔는가.

 

아아 이 아침

시들은 핏줄의 구비구비로

사늘한 가슴의 한복판까지

은은히 울려오는 종소리.

 

이제 눈감아도 오히려

꽃다운 하늘이거니

내 영혼의 촛불로

어둠 속에 나래 떨던 샛별아 숨으라.

 

환히 트이는 이마 우

떠오르는 햇살은

시월상달의 꿈과 같고나.

 

메마른 입술에 피가 돌아

오래 잊었던 피리의

가락을 더듬노니

 

새들 즐거이 구름 끝에 노래 부르고

사슴과 토끼는

한 포기 향기로운 싸릿순을 사양하라.

 

여기 높으디높은 산마루

맑은 바람 속에 옷자락을 날리며

내 홀로 서서

무엇을 기다리며 노래하는가.

 

- 조지훈, 「산상(山上)의 노래」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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