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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다보면 가장 중요한 것은 주변에 좋은 사람을 만드는 것이란 걸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인지 점차적으로 사람을 만날 때 그 사람을 관찰하고 자신의 잣대로 판단하기도 하죠. 그러다보면 처음에는 인상이 아주 좋다가 별로인 사람도 있고, 인상이 별로였는데 점차적으로 이해하면서 가까워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오늘 다룰 시 '그 복숭아나무 곁으로'는 이러한 대상과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시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나는 처음에 그 복숭아나무가 너무도 여려겹의 마음을 가지고 있어 가끼히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흰꽃과 분홍꽃을 나란히 피우고 있는 그 나무는 사람이 앉지 못할 그늘을 가졌을 거라고 생각해서 멀리로 멀리로 거리를 두고 있었습니다. 멀리서 바라보다 보니 그 나무의 흰꽃과 분홍꽃 사이에는 수천의 빛깔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점차적으로 나무의 내면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멀리서 그 나무를 바라보다보니 느끼게 된 것이죠. 자신에게 사람들이 왜 다가오지 않는지에 대해서 나무는 생각하지 못했을 겁니다. 왜냐하면 그 나무는 해야할 일이 하고싶은 일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죠. 외로운 적도 있었겠지만 해야할 일을 하느라고 외로운 줄도 몰랐을 겁니다. 그 마음을 읽는 데 참 오랜 시간이 걸렸고 이제는 나무의 잎들은 모두 흩어져 날라갔습니다. 이제 할일을 다하고 조금은 심심한 얼굴을 하는 그 나무에게 나는 다가가 나무그늘아래서 가만히 저녁이 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이제야 나무를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 나무에게 편견을 가진 화자가 점차적으로 인식의 심화를 통해 나무를 이해한다는 내용인데요. 사실 나무는 '다른 사람'을 의미하는 시어로 인간 관계에서 처음에 편견과 선입견으로 '다른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가 점차적으로 그 사람을 이해하고 다가가서 이해와 공감을 하는 것을 표현한 것이 이 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효과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 시인은

1. 의인법을 사용했습니다. 나무를 의인화하여 표현함으로써 시인이 드러내고자 하는 바를 비유를 통해 나타내고 있습니다.

2. 반복을 통해 의미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멀리로 멀리로', '눈부셔 눈부셔'등 중간중간 반복을 통해 화자가 나타내고자 하는 의미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산문형식에 가까운 시에서 이를 통해 운율형성도 하고 있습니다.

3. 도치법을 사용해서 강조했습니다. 마지막 문장을 도치를 통해 '저녁이 오는 소리를'을 강조함으로써 대상과의 거리가 사라진 모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도치를 통해 정상적으로 문장을 종결하지 않음으로써 여운을 형성하기도 합니다:)

그럼 전문을 읽고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 해보도록 합시다:)


너무도 여러 겹의 마음을 가진

그 복숭아나무 곁으로

나는 왠지 가까이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흰꽃과 분홍꽃을 나란히 피우고 서 있는 그 나무는 아마

사람이 앉지 못할 그늘을 가졌을 거라고

멀리로 멀리로만 지나쳤을 뿐입니다

흰꽃과 분홍꽃 사이에 수천의 빛깔이 있다는 것을

나는 그 나무를 보고 멀리서 알았습니다

눈부셔 눈부셔 알았습니다

피우고 싶은 꽃빛이 너무 많은 그 나무는

그래서 외로웠을 것이지만 외로운 줄도 몰랐을 것입니다.

그 여러 겹의 마음을 읽는 데 참 오래 걸렸습니다

흩어진 꽃잎들 어디 먼 데 닿았을 무렵

조금은 심심한 얼굴을 하고 있는 그 복숭아나무 그늘에서

가만히 들었습니다 저녁이 오는 소리를

 

- 나희덕, 「그 복숭아나무 곁으로」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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