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꽃과 한때, 황동규 - 해석 / 해설 / 분석 / 정리
이번에 다룰 작품은 황동규 시인의 '살구꽃과 한때'입니다. 이 작품은 2025년 6월 모의고사에 출제되었는데요.((가)시로) 문제의 <보기>에는 '(가)와 (나)는 시간적 속성에 주목하여 시적 대상을 의미화한다는 점에서 공통적이지만, 구체적 이미지와 추상적 관념을 통합하는 방식의 측면에서 차이를 보인다. (가)는 대상의 일시성에 주목하여 포착한 경험 세계를 비유와 묘사를 통해 그려 냄으로써 생명과 자연에 대한 내적인식을 드러내고 있다'라고 되었는데요. 이를 참고하여 작품을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마을 안에 차 집어넣고
이 집, 한 집 건너 또 저집,
구름처럼 피고 있는 살구꽃과 만난다.
빈집에는 작지만 분홍빛 더 실린 꽃구름,
때맞춰 깬 벌들이 이리저리 날고
날개맥(脈) 덜 여문 나비들이 저속으로 오간다.
소의 순한 얼굴이 너무 좋아
소 앞세우고 오는 마을 사람과 눈웃음으로 인사한다.
하늘 구름이 온통 동네에 내려와 있으니
말을 걸지 않아도 말이 되는군.
차에 올라 시동 걸고도 한참 동안 밖을 내다본다.
꽃들의 생애가 좀 짧으면 어때?
달포 뒤쯤 이곳을 다시 지날 때
이 꽃구름들 낡은 귀신들처럼 그냥 허옇게 매달려 있다면……
꽃도 황홀도 때맞춰 피고 지는 거다.
다리를 건너 가속 페달 밟으려다 말고
천천히 차를 몬다.
몸 돌려 보지 않아도
차 거울들 속에 꽃구름 피고 있고
차 거울로는 잘 잡히지 않으나
하늘의 연분홍을 땅 위에 내려 받는 검은 둥치들이
군소리 없이 구름을 잔뜩 인 채 서 있겠지.
차을 멈추고 뒤돌아본다.
아 하늘의 기둥들!
-황동규, 「살구꽃과 한때」
제목인 '살구꽃과 한때'를 <보기>의 '일시성'과 연관시키면 살구꽃이 아름답게 피는 시절이 한때(일시적)이며 이 시는 이를 인지하면서도 한때의 자연과 이 한때의 생명력에 대해 경외심을 나타내는 시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시의 처음에서 화자는 마을 안에 차를 집어 넣고 걸으면서 이집저집의 살구꽃과 만나는데요. 이 살구꽃과 연관해서 때맞춰 깬 벌들, 아직 날개맥이 덜 여문 나비들이 저속으로 오가며 작은 생명들이 깨어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소의 순한 얼구렝 대한 호의적인식과 마을 사람들과의 인사 하늘 구름이 동네에 내려와있는 모습을 보며 말을 걸지 않아도 말이 된다며 그 영양을 인식합니다.
그리고 다시 차에 올라 시동을 결거도 한참동안 밖을 내다보는데요. 그러면서 화자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꽃들의 생애가 좀 짧으면 어때?"라고 말이죠. 이는 이미 화자가 꽃들의 생애가 짧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말하는 것으로(설의법) 이러한 일시성이 자연의 섭리라는 화자의 인식을 보여줍니다.(관련 한자 -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그리고 달포 뒤즘 이곳을 다시 지날 때는 이 꽃구름들이 낡은 귀신들처럼 그냥 허옇게 매달려 있다면......라고 가정하면서도 이를 꽃도 황홀도 때맞춰 피고 지는 거다라며 자연의 섭리에 대한 자신의 인식을 드러냅니다.
그리고 2연에서는 다리를 건너 가속 페달을 밝으려다 말고 천천히 차를 몰면서 차 거울 속에 비친 마을의 꽃들을 보고, 차 거울로 잘 잡히지 않는 검은 둥치들에 대해 생각하면서 차를 먼추고 검은 둥치를 보며 하늘의 기둥들이라고 비유하며 감탄합니다. 이는 꽃을 구름으로 검은 나무 둥치를 하늘의 기눙으로 비유하여 때맞춰 꽃을 피워 하늘과 땅을 연결하고 있는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여기서 화자는 마을을 떠나서 멀어지고 있지만 정서적으로는 멀어지지 않음을 주의해야 합니다)
이렇게 이 시는 '한 때이지만 때맞춰 꽃을 피우는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다시 한번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